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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짙푸른 바다 위로 흐르는 평화의 기억, 여름에 만나는 보훈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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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7월-22

    국가보훈부 추천, 거제 포로수용소를 중심으로 걷는 역사와 휴양의 길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로 떠나는 발길이 분주하다. 그저 쉬고 즐기는 휴가도 좋지만, 올해는 푸른 파도 소리 속에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국가보훈부(구 국가보훈처)는 13일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며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여름 휴양지에서 만나는 보훈 여행지’를 선정해 추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탁 트인 남해의 비경과 치열했던 6·25 전쟁의 아픔을 동시에 품고 있는 경남 거제다. 거제를 중점적으로 둘러보며 인근 지역의 보훈 명소까지 아우르는, 깊이 있고 시원한 여름 여정을 소개한다.

    거제포로수용소 막사 입구.
    거제포로수용소 막사 입구. @거제신문DB

    #17만명의 멈춘 시간 속으로…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거제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이번 보훈 여행의 핵심은 단연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다.

    1950년 6·25전쟁 당시 급증하는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설치된 이곳은 인민군과 중공군 등 최대 17만3000명을 수용했던 단일 규모 최대의 포로수용소였다. 지금은 건물 일부의 잔해만 남아있지만, 그 터 위에 조성된 거대한 유적공원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대한 탱크 모양의 전시관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내부로 걸음을 옮기면 디오라마 전시관과 포로생활관이 이어진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흥남철수작전기념비. @거제신문DB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흥남철수작전기념비. @거제신문DB

    포로들의 일상부터 이념 대립으로 빚어진 참혹한 폭동의 현장까지, 정교하게 재현된 모형과 실제 사용됐던 무기 등은 70여년 전의 차가운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단순히 비극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공원 한편에는 기적의 항해라 불리는 ‘흥남철수작전’을 기리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절망 속에서도 피난민 10만명을 구출해 거제로 향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숭고한 이야기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피어난 인간애를 보여주며 먹먹한 감동을 안긴다.

    지심도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 중 '포진지' @거제신문DB
    지심도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 중 '포진지' @거제신문DB

    포로수용소를 벗어나 거제의 바다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역사의 현장인 ‘지심도’가 기다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 자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 아름다운 섬은 전국 제일의 동백 군락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울창한 동백림 사이로 걷다 보면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주둔하며 남긴 포진지와 탄약고 등 뼈아픈 수탈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붉게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며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았던 선조들의 피눈물을 떠올리게 되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묘하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통영시 원문고개부터 신 거제대교까지 이어지는 국도14호선 남해안대로가 '해병대상륙작전로'라는 명예도로로 불리며 관광자원화에 일조하고 있다. @거제신문DB
    통영시 원문고개부터 신 거제대교까지 이어지는 국도14호선 남해안대로가 '해병대상륙작전로'라는 명예도로로 불리며 관광자원화에 일조하고 있다. @거제신문DB

    #바다를 지켜낸 영웅들, 통영과 고성의 보훈 명소 

    거제에서 시작된 보훈 여행은 다리를 건너 이웃 도시인 통영과 고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통영 입구에 위치한 원문공원은 1950년 8월, 김성은 중령이 이끄는 해병대가 북한군을 기습 격퇴해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전설적인 별칭을 탄생시킨 통영지구 상륙작전의 현장이다. 

    공원 내 충혼탑에 서면 70여년 전 치열한 상륙작전이 펼쳐졌던 앞바다의 시원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근 고성군의 당항포관광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당항포는 1592년과 1594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선 57척을 섬멸한 승전지다. 

    현재는 공룡세계엑스포 행사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 가족 단위 여름 휴양지로 인기가 높지만, 관광지 내에 조성된 숭충사와 당항포해전관을 방문하면 이순신 장군의 유인 전술과 거북선의 활약상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물놀이와 역사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훌륭한 코스다.

    뜨거운 태양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남해의 바다, 그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수많은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역사를 걷는 또 다른 길, 보훈부 추천 여행지들 

    국가보훈부는 거제 외에도 전국 곳곳의 의미 있는 보훈 여행지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부산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22개국 참전용사들의 넋이 잠든 곳이다. 푸른 잔디와 정갈한 조경 속에서 숭고한 희생을 기릴 수 있다.

    또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은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피와 땀을 기록한 항일 투쟁의 성지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경북 칠곡 호국평화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치열함을 체험할 수 있는 생생한 역사 교육장이다.

    여행은 때론 잊혀가는 것들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올여름에는 휴식이라는 목적지에 ‘기억’이라는 경로를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국가보훈부가 제안한 이 길 위에서, 단순한 휴양을 넘어 한층 더 깊은 의미로 채워지는 특별한 휴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Rosalina William
    Rosalina Will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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